【common sense intelligence 교실】
소문의 사회학
신문이나 잡지, 라디오나 TV를 비롯한 매스 미디어가 출현하기 전까지는 사건사고는 무엇으로 알았을까.
그런 시절에는 사회에서 일어난 변화나 그 일상이 오직 소문을 통해 알려지곤 했다.
입’(口)에서 -> ‘귀’(耳)로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서만 사회의 움직임을 알게 되었다.
오늘날에도 일상생활에서 정보전달의 수단으로서 사용된다. 사람들의 사고방식과 판단을 알아내는 하나의 근거로도 이용되고 있다.
옛날에 비하여 그 비중이 낮아지지도 않았다. 좋은 의미로 또는 좋지 않은 뜻으로도 쓰인다는 점도 예전과 다름이 없다.
쓸모 있어
귀를 쫑긋거리게 만들어
우리는 소문내는 사람을 좋게 보지 않는 경향이 있다. 소문대로 움직이다가는 큰 코 다치기 십상이라는 인식도 갖고 있다.
그래서 소문은 “소문을 내서는 안 된다”는 윤리의식에 속박 당한다. “소문 그대로 믿어서는 안 된다”는 불신의 가치관에 지배당한다.
소문을 내는 사람과 소문을 믿는 행위를 부정의 시선으로 본다.
그렇더라도 소문에 의한 정보가 100% ‘신용 불가’(信用 不可)는 아니다. 쓸모가 있는 소문도 많다.
때문에 사람들은 소문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롭지 못하다. 관심을 갖게 된다.
오히려 호기심을 누르지 못 한다. 궁금해 한다.무슨 얘기=> 들리는 소문 없나 기웃거린다.
더욱이 세상의 공식매체가 전하는 정보가 전부 신뢰해도 되는 건 아니지 않느냐.
게다가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 가운데 비밀스런 건 덮어두곤 하지 않느냐는 생각도 갖고 있다.
그래서 소문은 일정한 범위에서 그 효용성을 지니고 있음을 인정하고 들어간다.
특히 주변의 동향을 보면 그러한 상황이 보다 명확해진다.
우선 당신 자신의 인사문제에 대한 설왕설래는 어떤가. 주위 사람이 더 먼저, 그리고 더 자세히 알고 있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상사나 동료의 승진 설 또는 전근 설은 신문이나 TV에 나지 않는다.
소문을 통해 당신의 귀에 흘러 들어온다. 정치계나 경제계의 이면에 얽힌 이야기도 마찬가지이다.
실제로 이 분야 전문가인 Davis, K가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기업체 안에서 떠도는 소문의 75 ~ 95%는 사실로 밝혀졌다 한다.
그러니 소문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으면 안 된다. 승진에 밀리게 된다. 생존경쟁에서 지고 만다.
조직 안에서의 소문 제조공장이 어디인지 귀하는 아는가? 물론 당신은 잘 알고 있다.
좀 전에도 함께 있었던 바로 그곳이다. 탈의실, 화장실, 흡연 장소, 휴게실, 점심 식사 후 커피 잔 들고 걸을 때 등이다.
마이너스 이미지 때문에
소문도 관리해야
소문은 라이벌 관계에 있는 조직이나 인물이 악의에 찬 내용으로 만들어 내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은 조직 내의 가까운 한 두 사람의 입에서 창조된다. 이 접근성과 인접성으로 인하여 그럴듯한 소문이 생산되어 나온다.
소문의 대상을 잘 모르면 진짜 같은 소문의 제조가 어렵다. 그리고 사람들은 사실 같은 내용에 현혹된다. 사실 같음을 사실이라고 믿어 버린다.
그런데 좋은 내용이 별로 없다. 나쁘게 보기 쉽다. 이러니 소문을 관리해야 한다.
소문은 살아
움직이는 즉흥뉴스
엉뚱한 소문으로 탄탄한 회사가 도산한다. 잘 나가는 사람이 낙마한다. 이러한 사례는 비일비재하다.
때문에 방어차원에서라도 관리해야 한다. 횡행하는 소문을 방치해서 당해서야 어디 되겠는가.
좋은 소문 기어가고 나쁜 소문 날아가는 게 세상이다. 헛 짖는 개소리가 더 큰 법이다.
혀뿌리가 채 마르기도 전(舌根未乾)에 또 침 묻히는 사람이 도처에 널려 있음을 새길 일이다.
소문이란 정확성을 증명하는 입증자료가 없는 상태에서 전해진다. 데이터도 없이 입(口)에서 -> 귀(耳)로 전해져 점차 사람 사이로 퍼져나간다.
그래서 결국은 믿게 되는 인간사-세상사에 관한 전언(傳言)이다.
한마디로 Improvised News 즉흥뉴스다.
내용이 사실이거나 사실이 아닐 가능성은 병존한다. 신문이나 TV라고 해서 다 사실인가. 그렇지는 않다.
예나 지금이나 소문은 미디어의 하나다. 중요한 미디어로서 존재한다.
우리는 신문이나 TV도 믿는다. 인터넷이나 SNS도 믿으며 살아간다. 소문도 그러려니 하며 지낸다.
그런데 왜 소문을 나쁘게 보는가. 첫째는 은밀하게 전해져서. 둘째는 말보다 문서를 신뢰하기 때문이다.
귓속말 행태가
나쁜 이미지 심어
소문은 귀엣말이다. 손으로 입 가리며 귀에 대고 해야 맛이 난다.
“그거 알어? 어제 그거 있지. OO했다는 거야, 인사부 박문수가 얘기하는 거니까 틀림없지. 뭐.”하는 식이다.
말해준 사람에 대한 전하는 사람의 믿음이 토대를 이룬다. 이건 그 사람 얘기니까 맞는 얘기라는 생각으로 귀에 대고 소곤거린다.
너만 알아 둬 라는 식으로 귀에 대고 속삭인다. 이런 모습이 좋지 않다는 선입견을 만들어 냈다.
‘말보다는 문서’ 심리
사람들은 문서는 신뢰한다. 반면 구두(口頭)로는 중요한 사항을 약속하지 않으려고 한다.
소문은 입(口)에서 -> 귀(耳)로 전해지니까 신뢰도가 낮아진다.
Ong, w. J는 소리(聲)의 문화를 버리고 글자의 문화로 이행한 결과 소리에 의한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불신이 생겼다.
퍼스널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불신이 생기고 글자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신뢰가 생겼다고 풀이한다.(Orality and Literacy)
그렇지만 재판이나 국회에서의 선서나 증언을 보면 그렇지도 않다. 그에 따른 효력이 있다.
소문도 막강한 파워를 발휘하는 구두(口頭)퍼스널 커뮤니케이션이다. 평판관리 차원에서라도 살펴볼 가치가 충분히 있다.
축소경향의 전달게임과
소문은 달라
들은 이야기를 격리된 상태에서 다른 사람에게 전하게 한다. 그런 다음 맨 처음 사람이 한 말과 맨 나중 사람이 전해 들은 말을 비교하는 전달게임이 있다.
Allport와 Postman이 1964년 그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평균화-강조화-동화의 세 현상이 일어남을 밝혔다.
평균화(leveling)란 전달과정에서 그 내용이 점점 짧아져 요약되고 평이해지는 경향을 말한다.
어려운 용어라던가 자세하게 설명하는 부분이 단축된다. 20개 이상의 많은 요소가 평균 5개 정도의 적은 요소로 줄어드는 생략이 이루어진다.
강조화(sharpening)란 한정된 수의 요소만 받아들여 기억하고 전달하는 행위를 말한다. 평균화와는 안과 밖의 관계다.
이때 받아들여지는 요소=> 강조되는 사항은 숫자, 크기, 동작, 특징, 친근한 상징이라 한다.
동화(assimilation)란 지역-종교-인종에 따른 편견으로 감추고 싶거나 떠올리고 싶지 않은 요소는 전달하지 않고 숨기는 행동을 말한다.
강도를 당한 상황이라면 그 강도가 백인은 아니다. 아마도 흑인임이 틀림없다. 이렇게 추측하고 전달하는 행태가 그 예다.
소문은
눈덩이 구르듯 해
그러나 소문에는 전달게임에 나타나는 현상이 일어나지 않는다. 단축이나 생략과는 정반대가 되어 버린다.
'Snow Ball Effect'가 작용한다. 관심이나 흥미를 끌기 위해서 또는 설득하려고 덧붙인다. 때문에 점차 눈덩이처럼 커지는 속성이 있다.
전달게임은 일방통행
소문은 상호작용
소문은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 사이의 자유로운 상호작용이다. 때로는 “좀 이상하잖아” 하면서 진실 여부를 묻기도 한다. 그러나 믿는다는 사실에는 변화가 없다.
뿐만 아니라 하나의 직선만 연결되는 게 아니다. 같거나 유사한 내용의 소문이 여러 곳으로부터 들려온다.
단 한 사람에게만 의존하지 않는다. 복수방향 다중정보가 들어온다. 이를 토대로 판단한다.
상호작용 여부를 기준으로 놓고 볼 때 매스 커뮤니케이션은 상호작용이 불가능하다. 그렇지만 소문이라는 퍼스널 커뮤니케이션은 얼굴을 맞대는 대면 정보전달이다. 상호작용이 가능하다.
소문은 구성요소인 전달할 주제 및 주제와 관련된 요소만 있으면 되고 세부사항까지 정확하게 전달할 필요나 의무가 없다.
특이한 점은 전하고 싶은 기분이 나야 이를 전한다는 측면이다.
그래서 문제다. 기분 나름에 죽어 나가는 사람이 있음을 도외시한다.
그렇다고 해서 간을 씹어 먹어도 시원치 않다는 식으로 대응하면 소문은 더욱 증폭된다.
오히려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면 소문을 잠재우게 된다. 더 좋은 방법은 평소에 원한을 사지 않을 일이다.
소문은 창조의 프로세스다. 상황을 해석하고 다시 정의한다.
소문은
새로운 내용을 만들어낸다
이미 알려지거나 정해진 내용을 새삼스럽게 전달하는 게 소문이 아니다. 전달과정에서 전달내용을 새롭게 만들어낸다.
경찰순찰차가 사이렌을 울리며 질주해 왔다. 소방차도 달려와 빌딩 앞에서 급정차한다.
고가 사다리를 설치한다. 물 뿌릴 호스도 준비해 놓았다.
그런데 그 건물에서는 연기도 나지 않는다. 소방작업도 하지 않는다. 모두 대기만 하고 있었다.
웅성거리던 사람들은 처음에는 불이 났다고 두런거렸다. 시간이 지나면서 “거 참 이상하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얼마 전에도 옆 빌딩에서 그랬다”-> “3층에 소방대원이 들어갔는데 인질로 잡혔다”-> “특수부대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독가스 냄새가 난다고 한다.”는 식으로 증폭된 소문이 퍼졌다.
1시간 정도 지났다. 비로소 소방 지휘차량의 스피커에서 안내방송이 흘러 나왔다. “화재감지기 오작동” 이라 했다.
이 사례에서 보듯이 전달하거나 전달되어가는 과정에서 자꾸 무언가가 덧붙여진다. 새롭게 만들어져 나간다. 소문의 특징이 창조성이라는 점을 말해주고 있다.
소문은 상황을 해석한다
소문은 애매한 사태에 휩쓸린 사람들이 자신들의 지식에 의거하여 정보들을 모아서 그 상황을 유의미하게 해석하는 커뮤니케이션이다. 이 커뮤니케이션이 반복되어 새로운 소문이 생겨난다.
군중 가운데 김 모가 목전의 상황을 적절하게 설명하는 상황해석을 한다. 이를 옆 사람의 귀가 잡아낸다. 그러면 이 모는 거기에 더 적합한 해석을 한다.
이렇게 해서 입-> 귀-> 입-> 귀 프로세스를 통해서 내용이 만들어진다.
프로세스의 각 단계에서 소문의 언급에 참여하는 사람은 언급을 통하여 지금 이 상황이, 또는 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가에 대한 나 자신의 가설을 표출한다.
개인가설이지만 전달되고 상호작용 하는 public communication으로 진화한다.
소문은 균형이 깨졌을 때
상황을 재정의 하여 준다
사람들은 나름대로 정의된 상황 속에서 안주한다. 어떤 사정으로 이 안정이 파괴되면 상황을 다시 정의하려고 한다. 불안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사태에 직면하면 무슨 일인가? 웬 일인가? 궁금해 한다. 뭔가 해답을 찾으려고 움직인다. 여기저기 기웃거린다. 뉴스를 찾는다.
이럴 때 소문이 먼저 새 소식의 형태로 출현한다. 상황이 채 정의되지 않은 단계에서 소문이 상황을 해석해 주는 뉴스의 한 형태로 내 귀로 전달된다.
이때 정부홍보나 매스컴 등 공적 채널의 정보가 희소하거나 막히는 경우가 많다. 불가피하게 사람들은 보조 채널인 소문과 유언비어에 의존하게 된다.
숨기면 소문만 믿어
소문은 이렇듯 눈앞의 새로운 상황이나 현상에 부딪친 사람들이 이를 해석하고 재정의 하는 창조 과정이다.
제때 제대로, 있는 그대로 알려야 쓸데없는 소문으로 정력을 낭비하지 않게 된다.
악사천리(惡事千里)라 한다. 나쁜 일일수록 빨리 솔직하게 밝히고 이해를 구해야 한다. 그래야 파국을 면하고 위기를 반전시킨다.
유언비어-가십-도시전설
우리들에게 친숙한 이 소문에 종류가 있는가? 있다. 세 가지 유형이 있다.
(1) 사회정보로서의 유언비어(流言蜚語), (2) 특정인의 신변잡사를 재미있게 묘사하는 가십(gossip), (3) 흥밋거리 이야기로서의 도시전설(都市傳說)로 구분한다.
사회정보 소문인 유언비어는 언제나 나돌지는 않는다. 특수한 사회상황 하에서 나타난다. 종종 사회문제로 비화된다.
유명세 gossip
특정인에 대한 신변잡사를 재미있게 묘사하는 소문인 가십. 이는 한 마디로 말해서 타인에 대한 소문이다.
회사의 동료나 상사, 학교의 급우, 이웃 사람이 그 대상이다. 하루라도 나돌지 않는 날이 없다. 아주 많이 언급되고 유통된다.
정치가를 비롯하여 연예인이나 스포츠 선수 등에게는 가십이 유명세(有名稅)다. 가십세(稅)치루며 산다.
가십의 특징은 첫째로 가까운 집단에서만 의미를 지닌다는 점이다.
이웃집을 대상으로 한 가십은 그 이웃들만 흥미를 갖고 안달을 한다. 로컬(local)하다. 다른 집단은 관심 없다.
둘째로는 질투, 악감정(惡感情) 등 개인 심리가 그 동기로 작용한다.
셋째로 어느 특정집단의 일원으로서 해도 되는 do와 해서는 안 되는 do-not이 명확하다. 즉 집단규범에 대한 암묵의 룰(rule)을 형성하는데 기여한다.
직업인에게는 그 직장의 한 구성원으로서의 지식과 행동 스타일을 체득케 하는 프로세스(process)가 되기도 한다. 직업인의 사회화에 중요한 수단이다.
1969년 5월 프랑스 중북부 도시 오를레앙에서 일이다. 중심가에 있는 부인복 상점의 주인이 여성을 유괴한다는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
도시전설은
때가 되어야 사라진다
이 내용은 다른 두 상점에서도 여성을 유괴한다고 확대되었다. 이어 나머지 여섯 상점에서도 여성을 유괴한다고 시중에 쫙 퍼져 나갔다.
시간이 흐를수록 살이 붙여지고 구체화되었다. 행방불명 된 여성은 젊은 여성들이다.
알고 보니 부인복 상점에 들른 젊은 여성들이 옷이 몸에 맞는가를 보려고 시착실(試着室)에 들어가면 당하고 만다.
최면약물을 들이마시게 하여 혼수상태에 빠지게 한다. 지하실로 끌고 가서 감금한다. 인적이 끊어진 한밤중에 외국의 매춘가로 팔려 나간다.
이로 인해 경찰당국에 고발당한 부인복 상점 주인들이 조사를 받았다.
이들은 모두 유대인이었다는 내용이었다.(La rumeur d'Orleans; Morine, E., 1969)
경찰도 이 흉흉한 소문에 당혹했다. 고발당한 상점 주인은 없었다는 사실을 먼저 밝혔다. 실제로 수사한 결과 전혀 근거 없는 낭설이었음을 알렸다.
그러나 이 소문은 8개월이나 계속 떠돌아 다녔다. 1969년 말이 되자 저절로 없어졌다. 돌연 사라졌다.
사회정보로서의 소문인 유언비어는 실제로 일어났거나 일어나고 있는 상황을 설명하거나 해석한다.
도시전설은
현실 상황이 아니다
그러나 흥미 거리 이야기로서의 도시전설은 그렇지 않다. 실제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상황 무(無)의 상황에서 사건 이야기가 전개된다.
내 눈으로 직접 본 적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야기가 가지를 쳐나간다. 내용이 다기해진다. 지역이 확산된다.
오를레앙 부인복 상점 도시전설은 파리와 홍콩에서도 퍼졌다.
가해자인 상점 주인이 유대인에서-> 중국인으로 변했다. 피해자인 젊은 프랑스 여성이-> 젊은 일본인 신부로 바뀌었을 뿐이었다.
장소와 가해자와 피해자의 신원은 달라졌다.
그러나 젊은 여성, 시착실, 최면약물, 행방불명, 매춘가로의 인신매매 등 중요요소는 전혀 변하지 않은 채 퍼졌다.
도시전설은
재미를 만들어낸다
도시전설은 소문을 내는=> 말하는 사람 자신에게 어떤 목적이 있다.
정보의 전달보다는 소문내는 행위=> 말하는 행위 자체에 재미를 느낀다. 그 재미 때문에 창작한다는 심리가 농후하다.
도시전설의 (1) 이야기로서의 구조성(構造性)이 있으며, (2) 이해하기 어려운 특수한 테마보다는 누구라도 고개를 끄덕거리는 보통 주제를 택한다.
아울러 (3)소문이 나돌기 시작하면 일정한 간격을 두고 내용을 보강하는 성질을 갖고 있다.
사회정보로서의 소문은 특수하면서도 일상의 시사문제를 화제(話題)로 구성한다. 내용의 진실성이 강조된다.
반면 도시전설로서의 소문은 그럴듯한 내용이다. 있을 듯한 사항이 주제가 된다. 사실인가의 여부는 큰 의미가 없다.
소문은
전하고 싶은 내용을
꼭 전한다
소문은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의 양자가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 하에서 어떤 진실을 전하려고 하는 미디어다.
공공정보채널에 의한 정보가 희소하면 희소할수록 보조채널인 소문에의 의존도가 그 만큼 더 높아진다.
Personal Communication의 전형이 소문이다. 단순히 공개정보를 보완하는 보조정보채널이 아니다. 정보전달의 주요채널 중 하나다.
때문에 사람들은 전하고 싶다고 생각한 사항이 있으면 참지를 않는다. 어떻게 해서라도 꼭 전하려고 한다.
유언비어를 비롯하여 가십이나 도시전설도 personal한 욕구를 갖고 있다. 때문에 전달욕망을 느낀다.
그렇다면 무엇을 꼭 전하고 싶어 하는가?
매스컴을 통하여 알게 되었으나 이를 각색한 케이스가 있다. 다른 사람에게서 듣고서 전하는 내용도 있다. 또는 순전히 자기가 생각해낸 경우도 있다.
소문의 덧으로부터 빠져 나오기는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청정한 자기 관리가 최상의 방책! 어디 쉬운 일인가. 소문에 대한 상식도 알아 두면 신상에 좋다.
소문을 내면 곧 퍼진다?
소문에 관한 많은 오해 가운데 하나가 소문의 즉시 전파성이다. 소문을 내기만 하면 이내 퍼지게 된다는 소박한 생각이다.
이 오해로 인하여 (1) 사회 불안을 조성하기 위하여 의도적으로 흘리거나, (2) 경쟁 상대를 난처하게 만들기 위하여 괴문서를 유포하거나, (3) 자기 회사 제품의 판매촉진을 위하여 이용하거나 하는 시도가 왕왕 이루어진다.
그렇다. 소문을 직접 들은 사람에게는 소문이 확실히 전해진다.
그러나 널리 퍼지기 위해서는 소문을 유포시켜 줄 사람이 있어야 한다.
소문을 들은 사람 모두가 퍼트리는 건 아니다. 다른 사람에게 퍼트릴 소문 애호가가 존재해야 한다.
소문은 나의 미디어
소문이라는 미디어의 특징은 소문을 얘기하는 그 사람 자신이 전파매체=> 미디어의 주체가 된다는 점이다.
다른 사람에게 전할까 말까를 내가 판단한다. 내 나름의 정보처리를 한 다음에 전하게 된다.
이때 전할 생각이 없으면 그 소문은 그 사람이 종착지가 된다. 사장된다.
당신은 온 정력을 쏟아 소문을 낸다. 그러나 들은 사람이 전하지 않으면 그 소문은 허공으로 사라지고 만다. 흔적도 없이 소멸된다.
소문은
어떤 사람이 전하나?
그러면 어떤 요인이 소문의 전파를 결정 짓는가? 세 측면이 고려된다.
(1) 소문을 퍼트리는 사람의 특성, (2) 전하려고 하는 소문의 내용, (3) 소문이 흐르는 상황이라는 소문의 사회심리다.
소문을 퍼트리는 사람의 소문전달 촉진요인은 그 사람의 성격이 우선 작용한다. 그리고 그 사람이 처한 상황에 따라 전달의 시기와 범위가 결정된다.
불안해하는 사람이
잘 퍼트려
성격에 있어서는 불안특성(不安特性)-> 불안해하는 경향성(傾向性)이 거론된다. 不安尺度(Manifest Anxiety Scale)로 측정한다.
Anthony,S.는 불안특성과 단체에 관한 소문과의 관계를 연구하였다. 대학생 서클과 지역봉사단체 회원을 실험대상자로 했다.
결과를 Anxiety and Rumor로 발표했다.(Journal of Social Psychology,1973)
이 연구에서 불안도가 높은 그룹은 94%나 소문을 들었다고 대답했다. 불안도가 낮은 그룹은 32%만이 소문을 들었다고 응답했다.
높은 불안특성을 가진 집단은 소문을 유통시키기가 쉽다는 결론을 얻었다.
외향성이 더 전달?
내향성은 덜 전파?
불안특성과 소문과의 관계에 대한 연구는 아주 많다. 높은 불안특성을 지닌 사람은 소문에의 접촉도 많고 소문의 전달도도 높다는 결과를 모두 다 보여주고 있다.
반면에 성격이 외향성이라고 해서 소문과 친하지는 않았다.(non-親和性).내향성이라고 해서 소문과 담 쌓고 지내지는 않았다.(non-疎遠性).
소문 전파는
내용이 좌우한다
소문에 접촉한 사람이 소문을 유통시키느냐 마느냐를 결정하는 요인의 하나가 그 내용이다.
그럴듯한 소문은 믿기지 않는 소문보다 퍼트리기 쉽다고 생각된다. 자기에게 중요한 소문은 그렇지 않은 소문보다 전달하기 쉬울 거라고 추측된다.
소문내용과 소문전달과의 상관관계에 있어서는 believability=> 내용의 신용도가 좌우한다.
사회정보로서의 소문은 사실이냐 아니냐는 진위성(眞僞性)이 기준이 된다.
가십은 까맣게 모르고 있었던 일이라는 의외성(意外性)에 영향 받는다.
도시전설은 그 사람이 믿느냐 믿지 않느냐는 신의성(信義性)으로 판단된다고 한다. 사실이냐 아니냐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상하다고 생각하느냐 그렇지 않느냐가 중요하다.
부정의 느낌이 들면서도
한편으로는 믿음성도 있어야
긍정과 낙관으로 스토리가 전개되면 소문의 유통 가능성이 낮다. 뭔가를 부정하고 veto해야 전달할 확률이 높아진다.
나아가 내용에 믿음이 가야 한다. 중상모략에 믿음성(confidence)있으면 빠르게 잘 퍼진다. 그럴듯하면서도 나쁜 소문이 제격이다.
재미보다는
horror가 잘 퍼져
고개를 갸우뚱 하면서도 믿게 만드는 believability가 소문 쾌속유통의 첫째 요건이다.
두 번째는 공포? 불안? 안심? 재미?
학자들의 연구로는 공포소문(恐怖所聞)이 제일 많았다. 불안을 야기하는 정도가 높을수록 그 소문이 진짜라고 믿는 정도가 높았다. 잘 전달되었다.
인적 요인으로서는 지금까지 살펴 본대로 심리상태가 불안한 사람이다. 그럴듯한 소문을 들으면 주위 사람에게 잘 전파한다.
공포감과 불안감을 자극하는 내용이면 더 잘 퍼트린다.
심리 요인 외에 또 무엇이 있는가? 우리 인간을 둘러싸고 있는 사회상황이 있다.
소문전파를 격발하는 상황의 힘
불안정하고 불안할수록 잘 퍼져
안정된 사회냐, 아니면 내란과 데모로 불안하냐에 따라 달라진다.
대지진이 발생한 직후의 지진피해지역에서는 여진(餘震)처럼 불안이 지속된다. 화재와 같은 제2차 피해를 걱정한다.
폐허 속에서 어려운 생활에 대한 불안은 저버리지 못한다. 불안을 공유하는 생존이다.
이와 같이 다중 불안공유 상황은 소문의 제조와 유포를 촉진한다. 불안도가 높으면 높을수록 유통속도가 빨라진다.
더욱이 세간의 이목을 끌고 있는 사건사고가 도대체 무엇이 무엇인지 오리무중일 경우도 마찬가지다.
내가 처한 상태가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애매모호할 때도 동일하다. 불안하고 무서우니까 소문을 갈구한다.
R~i×a
R; 소문 유포량(Rumour)
i; 당사자로서의 문제의 중요성(importance)
a; 그 문제의 애매모호한 상태(ambiguity)
올포트와 포스트만은 소문전파의 세 요인인 사람-내용-상황을 대입하여 소문유포공식 R~i×a를 도출했다.(1946)
소문의 유포량 R(Rumour)은 소문의 당사자로서의 그 문제의 중요성 i( importance)에 증거의 애매모호성 a(ambiguity; 애매모호하니까 불안하고 불안정한 상태가 된다)를 곱한 결과에 비례한다는 내용이다.
이 공식에서 소문의 유포량 R은 사회 전체에 유통되는 소문의 양이다.
현안의 중요성 i와 애매모호성 a는 그 사회 안에서 중요하다고 느끼면서 불안해하는 사람들이 차지하는 비율이다.
한편 로스노우는 R~a×a라는 소문전달 가능성 측정 공식을 제시했다.(1986)
R~a×a
소문의 전달 가능성은
불안에 애매모호성을 곱한
결과에 비례
첫 a는 소문의 전달에 가장 영향력이 있다는 anxiety(不安)이다.
불안에 쉽사리 빠지는 사람, 불안을 야기하는 소문의 내용, 불안하게 만드는 사회상황 등 개인이 느끼는 불안의 양이 소문을 구하고 전하는 강도를 결정짓는다.
두 번째 a는 많은 전문가들이 일관되게 거론하고 있는 ambiguity(曖昧模糊性)이다.
현재 일어나고 있는 사건을 설명하는 정보가 부족하면 사람들은 정보를 찾기 마련이다. 소문을 듣고 첨가하고 유포한다.
학계의 연구 결과를 종합해 보면 소문의 전달은 불안과 애매모호함과 신용도의 세 가지 지표와 아주 강한 관계가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귀하는 (1) 매사를 불안하게 생각하는가? (2) 애매모호한 상황에 처했을 때 뉴스에 의존하는가? 아니면 주위의 사람들이 소곤거리는 말에 귀를 쫑긋거리는가? (3) 남의 말을 쉽게 믿는가?
세 가지 중 하나에 해당된다고? 그렇다면 소문 퍼뜨리는 스타일이다. 당신은 소문쟁이? 아니라면 소문꾼?
소문의 유통경로를
추적한다고?
소문은 사람의 입(口)에서-> 귀(耳)로 흐른다. 거꾸로 밟아 가면 진원지에 이른다고 생각한다. 아주 자연스러운 발상이다. 이는 오해일 뿐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간혹 독재정권 하에서 이를 단속한다고 강권을 휘두르는 경우가 왕왕 있다.
오너가 전횡하는 조직에서 소문의 발상지를 찾는다고 권한을 남용하는 예가 종종 있다. 그런 망상에 빈축만 산다.
어떤 소문에나
다
귀를 기우린다고?
소문은 그 내용에 대하여 관심이나 흥미를 갖고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만 퍼진다. 이와 같이 특별한 종류의 소문에 대하여 관심이나 흥미를 갖는 사람들이 바로 소문집단이다.
서로 잘 아는 사이일지라도 관심이나 흥미가 같은 소문집단에게만 소문을 전한다. 그렇지 않으면 전하지 않는다.
先 인간관계
後 관심공통
소문의 유통은 이미 형성된 인간관계를 토대로 흐fms다. 인간관계가 없으면 소문이 전파되지 않는다.
불안한 사태가 발생하고 시간상으로도 절박한 긴급사태 때에는 그때 그곳에 있는 서로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급속하게 소문이 전파된다. 공황(panic)현상이 일어나기도 한다.(이를 噴出所聞이라 한다.)
그러나 그다지 심각하지 않을 경우에는 그런 현상은 일어나지 않는다. 이미 맺어진 인간관계를 중심으로 시간도 어느 정도 걸리면서 전파된다.(이를 浸透所聞이라 한다.)
이와 같이 소문은 기존에 형성되어 있는 인간관계, 즉 커뮤니케이션 루트로 흐른다.
그래서 그 진원지를 추적하기가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루트를 따라 올라가면 추적이 가능하다고 생각하게 된다.
최근에 듣고 술좌석에서 술김에 입 밖에 낸 사람만 골탕 먹는다. 막판에 꼭지 잡고 억울한 일 당한다.
유언비어를
없앤다고?
일단 전파되어 여기저기 나도는 소문은 사라지는가? 사라진다. 그러나 사라지는 양태나 방법은 일정치 않다. 소문의 종류와 내용에 따라 다르다.
사회정보로서의 소문인 유언비어. 유언비어는 사람들이 느끼는 불안이 어느 정도 가라앉고 상황의 애매모호함이 없어지면 자연히 소멸된다. 원칙이라 해도 좋을 소멸현상이다.
이러다 지진 일어난다는 유언비어는 그때 지진이 일어나지 않고 지나가면 소멸된다. 그런 유언비어가 언제 있었느냐는 듯이 사라진다. 사람들도 잊게 된다.
전쟁이나 경제공황이 일어 날 거라며 라면 사려고 장사진이란다. 쌀이 동이 났다는 유언비어도 퍼졌다.
이때 쌀이 시장이나 마트에 쌓여 있으면 그 유언비어는 급속히 사라진다.
이와 같이 세상이 어제와 같거나 유언비어를 부정하는 사실을 경험하게 되면 불안감이 사라진다.
이건지 저건지 모를 애매모호한 인지상태가 없어지면 유언비어도 없어진다.
그게 아니라고 부인하면
유언비어가 없어진다고?
세상사는 인간의 이성이나 사고의 합리성만으로 굴러가지는 않는다.
사회 자체가 유기체이다. 때문에 비이성의 야만성과 몰지각한 비합리에 지배당하기도 한다.
평소 신뢰를 받는 매스 미디어를 통한 정확한 정보 제공이 허튼 소문의 확산을 방지하는데 유효하다고 말하여지고 있다.
그러나 언제나 효과가 있는 건 아니다.
정직하게 알리는 보도는 불안감과 애매모호성을 감소시키는 어느 정도의 효과는 있다.
그러나 그런 일 없다는 식으로 부인하거나 은닉하면 유언비어의 신빙성만 더 높이는 결과가 된다.
정권의 보호막 역할을 하는 그룹이 이런 어리석음을 잘 저지른다.
진상(眞相)에 풀이나 바르고(糊塗) 어물쩍 넘기려다가 소문만 더 널리 더 빨리 퍼지게 만들고 만다. 정직이 최선의 정책이다.
도시전설을
확인한다고?
흥미꺼리로서의 소문인 도시전설은 내용이 진실일 필요가 없다.
‘환영! 에이즈의 세계로!’라는 도시전설이 있다. 거리에서 젊은 미녀를 만났다. 그녀와 함께 호텔 방에서 하루 밤을 즐겼다.
아침에 깨어나 보니 그 미녀는 이미 가고 없었다. 욕실 거울에 글씨가 보였다.
‘에이즈의 세계로 오신 걸 환영합니다!’어제 밤 그녀의 루즈 색깔이었다.
이 도시전설이 언제 어디에서 있었던 일인가를 증명하기는 불가능하다. 따라서 이를 부정하기도 곤란하다. 에이즈에 대한 불안이 존재하는 한 유통될 가능성이 상존한다.
많은 사람이 알게 되면 사라져
껌을 계속 씹으면 어떻게 되는가? 단물이 다 빠진다. 맛이 없어져 버린다.
도시전설도 추잉검과 같아 그 맛이 없어지면 사라진다. 다른 소문이 대신 그 자리를 차지한다.
소문에 관심이나 흥미를 갖는 사람들이 그 도시전설을 알게 되면 소문을 전하는 재미랄까 즐거움이 없어진다.
더 이상 퍼트릴 상대가 없다. 소멸된다. 재현되는 특성은 있다.
시간이 어느 정도 흐른 다음이다. 다른 지역의 다른 사람들 사이에서 도시전설이 유포된다.
줄거리는 동일하다. 지역과 등장인물에 변화가 생긴다. 이렇게 해서 상위 버전이 유통된다.
가십도
그대로 놔두면 사라져
특정인에 대한 신변잡사를 재미있게 묘사하는 소문인 가십. 우리 곁의 아주 가까운 곳에서 발생한다.
때문에 악의에 찬 가십의 대상이 되었을 때에는 어느 누구라도 빨리 사라지기를 학수고대한다.
그러나 가십을 유통시키는 사람들의 키득거리는 재미가 수그러들기 전에는 소멸되지 않는다.
본인이 없는 경우에만 속삭이는 점이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내가 대상인물이 됐다면 신경 쓰지 말아야 한다.
태풍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섣불리 불 끄려다가 더 큰 봉변 당하고 마는 가십이다.
소문은 1 대 1의 커뮤니케이션 행동이다. 동시에 여러 사람이 관계하는 집합행동이다.
소문을 소곤거리는 두 사람만의 회화에 불과하다. 이 양자관계가 반복되어 다자관계 매스 미디어가 되는 사회현상으로 자리 잡는다.
소통하는 사람들의 생각이나 행동을 가십의 내용에 따라 일정한 방향으로 모는 영향력이 있다. 소문의 주인공에게는 치명타가 되기도 한다.
긍정하면 “그러면 그렇지!”한다. 부정하면 “그걸 누가 믿어!” 한다. 이리 하든 저리 하든 하든 반응을 보이면 더 길게 퍼져 나간다.
좀 기다리면 사라진다. 투병은 아픔과의 투쟁이듯 가십대책은 억울하더라도 좀 참는 데 있다. 처방은 인내다.
재미로 하는 gossip
사회에 큰 영향을 끼치는 소문을 듣는 기회는 그리 많지 않다. 그러면서도 주변은 자잘한 소문으로 차있다.
주의 깊게 귀를 기울이지 않아도 된다. 직장의 한 귀퉁이에서나 술집에서 듣게 된다. 집안에서도 소문이 날아다닌다.
매일 소문을 듣는다. 그런데도 포만감 느끼지 못한다. 기갈 들린 듯이 특정인의 신변잡사를 재미있게 묘사하여 전하는 가십에 흥미 갖는다.
친해야 내 귀에
들어오는 gossip
사회정보로서의 소문 유언비어는 불특정 다수인 사이에서 나돈다. 반면 재미거리 가십은 친숙한 사람들 사이에서만 나돈다. 이게 둘의 차이다.
유부남 박 과장과 신입 여직원 홍과 관계가 심각하다더라는 가십. 같은 회사 사람에게는 흥밋거리다. 빅뉴스다. 제3자에게는 관심 밖이다.
이처럼 유언비어와 가십은 유통범위에 차이가 있다. 가십은 personal 집단 내에서만 흐른다.
Godsibb이
gossip의 어원
내용도 유언비어는 사회현상=> 사건사고다. 가십은 ‘사람’이 대상이다. personal 하다.
고대영어 Godsibb에서 gossip이 유래했다. God(神)과 Sibb(親戚)가 합쳐진 단어다.
신과 친척관계에 있는 사람은? 신부(神父)다. 이게 친구(親舊) -> 수다쟁이로 변했다 한다.
친척처럼 서로 신뢰하는 관계어서 나도는 말이다. 처음에는 좋은 의미로 사용됐다. 술친구끼리의 잡담이었다.
19세기에 이르러 “여성들이 모여 권태도 이길 겸 악의(惡意) 있는 말을 하는 행위”를 가리키게 됐다.
또는 “심심풀이로 악담하기를 좋아하는 여자”를 지칭하기에 이르렀다.
gossip이
여성 전유물이랬지!
당신~~~~!!!
가십은 여성들이 즐기는가? 타인에 대한 험구(險口)만으로 일관하는가? 여성에게 특유한 현상인가?
an Exploratory Analysis of Sex Differences in Gossip에 이에 대한 답이 나와 있다.
대학교 학생 라운지에서 3분 이상 이어지는 대화를 분석했다.
여학생은 71%가 가십이었다. 남학생은 64%였다.(J. Levin and A. Arluke,1985)
셀러리 멘이 많이 다니는 술집에서의 이야기는 어던가? 대부분이 가십이다. 여성만이 아니다. 남성도 가십을 즐긴다.
G. A. Fine and R. L. Rosnow는 가십을 이렇게 정의한다.
gossip은
대체 뭐냐?
“어떤 사람의 자질이나 행동에 대한 의견이다. 대부분은 다른 사람으로부터 들은 얘기가 바탕이다. 자기와는 별 관계도 없다. 또 그리 중요하지도 않다.”(Gossip, gossipers, gossiping.1978)
상처 입히는 얘기 듣고
재미 삼아 퍼트려
직접 보거나 들은 경우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은 다른 사람을 통하여 얻은 정보다.
내용은 사실일 가능성도 있다. 허위일 경우도 많다.
가십 대상자에게 치명타를 가하는 심각한 가십도 많이 있다. 그러나 가십을 주고받는 사람들에게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저 재미로만 여긴다.
듣는 이의 반응을
봐 가면서 꺼내는
gossip
가십을 전하는 사람들은 대개 조금 신중한 수순을 밟는다. 다짜고짜 운 떼지 않는다. 예령을 건다.
“너한테만 말해주려다가 깜빡 잊어버렸어”한다. 호기심을 갖게 한다. 또는 재촉해 오는 반응을 기다렸다가 시작한다. 정형(定型)이다.
듣는 사람이 “뭔데, 뭔데”하며 궁금해 해야 비로소 가십의 타깃 이름이 나온다.
뜸 들인 다음
본론에 들어가
본론인 험구나 악평도 “그 사람, 뭐 있어?”는 식의 반응이 나와야 이어진다.
단순한 형태는 타깃의 특정-> 타깃의 평가로 가십은 시작되고 이어진다.
가십은 한 사람만으로 이루어지는 단독행동이 아니다. 듣는 상대방 이외에도 끼어드는 사람이 있다.
여러 사람이 참가하는 게임과 같은 형태로 발전된다. 다양하게 전개된다.
가십의 내용을 보다 명확하게 만드는 그럴듯한 얘기가 덧붙여진다.
이를 재확인하여 의견의 일치를 보는 형태가 된다. 이렇게 해서 하나의 정설이 창작된다. 입에서 입으로 유통된다.
gossip은
일정한 틀 속에서
이루어진다
가십의 프로세스는 상당히 복잡하다. 기본구조는 에피소드의 시작과 참가자의 반응 행동이다.
여기서 에피소드의 시작은 타깃의 확인과 평가로 이루어진다. 참가자의 반응 행동은 설명(요약과 확장),지지, 과장된 감정, 도전으로 나뉜다.
가십의 내용이라 할 에피소드의 개시에 이어 그 반응으로 몇 가지 행동이 나온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이 하나의 구조를 형성하여 가십은 다음 사람에게로 이어진다.
가십의 부정은 거의 없고
긍정하는 지지행동이 대부분
가십이 고약한 이유는 누군가가 최초의 에피소드를 꺼냈을 때 “그런 게 아니잖아”라는 도전형(挑戰型) 반응행위는 거의 없다는 점이다.
그 내용을 부정하며 도전하는 행위는 그 가십에 참가하는 다른 사람 모두를 부정하는 셈이 된다.
공통의 이해(理解)가 이루어진 상황을 물거품으로 만들기 때문에 부정하고 도전하지 못한다.
가십에 있어서는 처음 나온 에피소드를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얘기가 이어진다.
특히 가십의 대상자인 타깃에 대한 이러저러한 평가를 지지-보충한다. 그리고 반응의 유사성 내지는 공감을 통하여 안심하고 가십유포에 전념한다.
이렇게 되면 너도나도 새로운 정보를 추가한다. 자세한 설명이 나오고 과장된 감정이 표명(表明)되면서 가십은 발전되어 나간다.
가십은
동의를 형성해 나간다
이러한 프로세스는 타깃이 된 사람을 놓고 집단으로 합의를 이루어내는 행동이다. 끝마무리는 사실 이상으로 동의가 형성되어 버리고 만다.
처음에는 반대 의견도 갖고 있거나 아무런 관계도 없어 관심이 없던 사람도 나중에는 동의하게 된다. 아주 강하게 동의하는 의견으로 변한다.
이렇게 해서 가십 참가자들은 공범(共犯)의 동류의식을 갖는다. 죄의식의 비밀스러움을 서로 즐긴다.
바로 이 점이 가십으로 하여금 파괴력을 갖게 만든다. 일단 퍼지기 시작하면 급속한 유통 스피드를 발휘한다. 발 없는 말이 천리를 가게 된다.
주인공의 현장 부재가
가십의 필요조건
가십에는 가십의 대상자=주인공-가십을 소곤거리는 전파자-가십을 재미로 받아들이는 수령자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가십유통현장에 있어서는 안 될 사람이 있다. 가십의 대상자=주인공이 되는 사람이다.
가십은 가십 대상자에 대한 얘기다. 그 주인공이 현장에 없어야만 비로소 이루어진다. 주인공 부재(主人公 不在)가 가십의 필요조건이다.
어느 때 어느 곳에서나 가십의 전달이 가능하지는 않다. 주인공 부재라는 은밀한 상황이어야 한다.
당신은 가십을 재미있게 지껄이다가 당사자 본인이 나타나면 어떻게 행동하는가?
화제를 돌린다. 자리를 뜬다.이 둘 중의 하나를 당신은 실제로 행동한다. 자주 경험하는 장면이다.
가십의 주인공은
서로 알고 있는 사람이다
가십을 만들어 낸 사람, 가십을 듣는 사람, 가십의 주인공- 이 3자는 상호간에 알고 있는 사람들이다.
당신이 당신의 직장 상사에 대하여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에게 얘기한다고 하자. 그 사람은 당신의 상사를 모르기 때문에 관심이 없다. 가십거리가 서로가 잘 아는 이웃 집 복동이 아빠와 관련된 내용이라면? 귀가 솔깃해진다. 흥미를 갖는다. 가십거리다.
그런데 매스컴의 발달로 가십의 구성인물인 당사자, 전하는 사람, 듣는 사람의 3자간에 서로 잘 아는 사람이라는 범위가 넓어졌다.
동네나 직장이나 학교라는 협소한 범위로부터 대폭 확장시켰다.
우리들이 거의 매일 TV를 통하여 보고 있는 인기 탤런트나 유명한 운동선수, 자주 화면을 장식하는 정치인은 어떤가?
이웃 집 사람보다 더 잘 아는 사람이다. 모두에게 훌륭한 가십 대상이다.
아무에게나 소곤거리지 않아
- 전달대상도 선별 -
서로 익히 알고 있는 상태라 하더라도 그 가십을 듣는 사람이 가십의 주인공의 가족일 경우에는? 가십을 얘기해 주지 않는다.
친척도 마찬가지다. 가족이나 친척은 당사자인 주인공과 같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가족이나 친척을 제외하고는 어느 누구에게나 유통시켜도 되는가? 아니다.
가족-친척-절친-심복은
전달대상에서 제외
잘못 했다가는 본인의 귀에 흘러 들어간다. 망신을 당하거나 곤욕을 치루기 십상이다.
이 사람이라면 고자질을 하지 않을 거라 믿는 사람을 골라 가십을 전한다.
심복이나 친구로 알려지거나 소문난 사람에게는 전해지지 않는다.
또한 가십을 주고받는 사람 사이의 의견일치도 필요하다. 의견이 다르면 당사자 본인에게 알릴 우려가 있다.
그러나 유명세를 치러야 하는 탤런트나 배우, 운동선수, 정치인 등은 본인에게 전해질 위험성이 적다.
안심하고 가십 유통 사업에 전념해도 된다. 이 점이 또한 이들을 대상으로 한 가십이 인기가 있고 회자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gossip 전달자는
뉴스 제공자로 자처
유언비어와 마찬가지로 가십도 정보전달의 기능을 수행한다. 가십을 소곤거리는 사람은 뉴스를 전한다.
가십 듣고 놀랐다. 당연히 다른 사람도 알고 싶어 할 거라 생각한다.
전달자는 사실이라고 생각하거나 또는 믿고 전한다. 뉴스를 전하는 저널리스트의 심정이 되기도 한다.
이와 같은 행동에 악의가 없다? 그 배후의 의식에는 기묘한 심리 메커니즘이 움직인다.
악의(惡意)의 메커니즘
Stirling, R. B는 가십의 동기로 여섯 가지를 발표했다.(Some psychological mechanism operative in gossip; 1956년 Social Forces 34호, pp. 262~267)
가십의 여섯 동기는 (1)선전(宣傳),(2)적의(敵意),(3)공격성, (4)투사(投射),(5)감정의 카타르시스,(6)원망(願望)이다
상처 입히기가 주류
여기서 선전(宣傳)은 정치나 경제면에서의 특정한 목적이나 이익을 추구하는 행위다. 연적(戀敵)을 제거하려는 수작도 포함된다.
적의(敵意)는 어떤 개인에 대한 적대감이나 적개심에서 빚어진다.
선전과 적의의 의도는 명확하다. 가십의 주인공인 타깃에게 상처 입히려는 행위다.
공격성(攻擊性), 투사(投射), 감정의 카타르시스, 원망(願望)은 정신분석학 개념이다.
이 경우 가십을 얘기하는 본인이 명확하게 적의를 갖는 건 아니다. ‘무의식 세계의 기제’(機制 ; 마음의 메커니즘)가 가십거리를 찾게 만든다.
공격성은 마음속에 잠재한 갈등이나 불평불만을 분출시킨다. 공격대상 인물을 가십의 주인공이나 조연으로 등장시킨다.
마음속 갈등이나 불평불만의 원인을 찾아내서 해결하려는 행동이 아니다. 공격의 창끝을 외부의 다른 사람에게로 돌린다.
이와 같은 연유로 가십의 주인공이나 조연이 되고 나면 어떻게 해 볼 도리가 없다. 가십이 사라지기만을 기다려야 한다.
gossip 속 주인공 되어
자기감정 드러내기도
투사(投射) 역시 자기 자신 속의 좋지 않은 감정을 가십의 타깃이 된 사람에게 뒤집어씌우는 메커니즘이다.
사람들은 누군가를 증오할 경우 어떤 심리상태가 되는가? 그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거나 인정하지 않는다.
역으로 상대방이 나를 증오하기 때문에 나도 그렇게 한다는 식으로 생각하려고 한다.
자신은
뒤로 숨는다
가십 주인공의 입을 통하여 그 사람이 괜히 나를 미워한다는 식으로 비판하거나 불만을 토로한다.
자기 자신의 증오감은 드러내지 않는다. 은폐해 버린다.
이때 가십 주인공의 증오감은 가십을 소곤거리는 사람의 가십 주인공에 대한 증오감이다.
감정의 카타르시스는 가십을 통하여 다른 사람을 험담하는 행위다. 마음속에 쌓여 있는 감정을 발산시킨다.
나아가 다른 사람을 비판함으로서 자기 자신은 정의를 구현하는 재판관의 기분을 맛본다.
願望(원망)은 실은 가십을 지껄이는 사람이 하고 싶거나 원하는 욕구 또는 희망이다. 직접 얘기하지 못하고 주인공을 통하여 이를 표현한다.
악남악녀의
공격심리
가십 소곤거리는 심리의 배경에는 의식과 무의식의 마음상태가 개입된다.
그 중에서도 본인이 전혀 의식하지 못한 상태에서 적대감이나 공격성이 표출되는 가십은 파괴력이 세다.
타깃인 된 가십의 주인공은 때 아닌 밤중에 홍두깨 격으로 회복 불가능한 상처를 입는다.
이롭지도 해롭지도 않은
gossip이 더 많아
가십은 다른 사람에 대하여 이것저것을 재미있게 이야기하기도 한다. 화제(話題)거리다. 악담이나 험담으로 일관하지는 않는다.
대학생들 사이의 가십을 조사했다. positive 한 내용 27%, negative 한 내용 25%, neutral 한 내용이 48%였다.
그러나 우리가 가십 내용에 대하여 갖는 선입견은? 악담이나 험담이다.
좋은 말은 대개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린다. 나쁜 말은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지 않는다. 가슴속에 담아두는 인간습성 때문이다.
그래서 가십 하면 험담이나 중상모략을 연상한다.
gossip에
사후 약방문 없다
속 각각 말 각각인 게 현실세계다. 그런 상항 하에서 사는 인생이다.
허벅지를 얼핏 지나치다가 봤다. 그런데 그 사람 대놓고 그것 보더라 하는 세상이다.
개인이건 기업이건 가십은 관리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 관리한다는 말을 오해하지 말아야 한다.
진원지의 추적? 엉뚱한 사람 잡는다. 어렵다. 유통(流通)의 임의중단? 불가능하다.
대통령 욕하고 비방하는 모욕죄도 폐기되고 사문화되고 있다. 당신을 대상으로 가십 했다. 뭐 어쩔 건데?
굿 지난 뒤 날장구 쳐서야 어디 쓸모 있나. 처신과 언행이 올바르고 투명해야 한다.
소문이 인간사회의 뉴스전달수단이라는 좋은 면도 있다. 그리나 인간심리는 소문이라는 현상을 좋지 않게 받아들인다.
gossip의 기능(機能)
하지만 가십에는 사회에서 수행하는 기능이 있다. 정보(情報) 전달 기능, 영향력(影響力) 행사 기능, 유희(遊戱) 기능이다.
정보 전달 기능
호가십은 같은 과에서 근무하는 안가십의 모습이 오늘 좀 별나다고 느꼈다. 평소와는 다른 행동을 통하여 무슨 일이 있었음을 알아차렸다.
물어보기는 좀 뭣하다. 그냥 지낸다. 안가십의 친구 친가십이 자초지종을 알고 있었다. 친가십은 입이 근질근질해서 안달난 상태다.
끝내 참지 못한다. 친한 사이인 옆가십에게 털어놓기 시작한다. “그 얘 있잖아, 그거 어떻게 생각해?”한다.
“그 얘라니? 누군데?”옆가십이 반응을 보인다. 여기서 봇물이 터진다. 가십은 유통되기 시작한다.
이처럼 소그룹 내의 어떤 개인에게 일어난 신변잡사 정보는 메스 메디아가 전해 주지 않는다.
퍼스널 커뮤니케이션이 당신 귀에 흘러들어가게 해준다.
험담이 전부는 아니다
가십은 사실만 전하지는 않는다. 조직생활에 도움이 될 만한 잡다한 정보도 날라다 준다.
갑녀가 처음으로 선을 보았는데 물 먹었다. 을남이 과장에게 된통 혼났다는 등은 가십의 좋은 소재다.
교훈도 전달한다
그런데 이와 같은 가십은 단순히 일어난 사실 그 자체만 전하지는 않는다. 실패담으로만 구성되지는 않는다.
물을 먹거나 혼난 사실과 동시에 전해지는 그 무엇이 있다. 듣는 내가 그런 상황에서 당하지 않게 하는 요령도 아울러 은연중에 깨닫도록 해준다.
사실이라는 정보 외에 교훈이라는 유익한 정보도 동시에 유통시킨다. 이렇게 해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게 만든다.
어렵거나 곤란한 상황에서 좌절과 상처 없이 대응하는 정보를 얻기도 한다.
내 키가 큰지 작은지는 잠간 주위를 돌아보면 간단하게 확인된다. 그러나 내면의 상태는 그렇지 않다.
생각의 차이를 깨닫는다
사고방식이나 행동이 또래나 주위 사람들과 같은가? 다른가? 또는 그들에게 내가 수용되고 있는지 아니면 거부당하고 있는지는 알아내기가 어렵다.
다행히도 가십을 통해 확인 가능하다. 가십정보가 조직 내에서의 내 위상을 조정하고 그들과의 접촉행태를 교정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지위가 높을수록
gossip에 귀 기울여야
나에 대한 평가는 내가 내 주위 사람들에게 직접 물어보면 정확하다? 그렇지 않다.
인간의 심리는 묘하다. 대놓고 물어보면 나쁜 얘기는 감춘다. 듣기 좋은 얘기만 하기 마련이다. 면전에서 속마음을 내비치기 싫어하기 때문이다.
특히 물어보는 사람이 영향력이 있거나 지위가 높으면? 더욱 그렇다.
비록 사실이라 하더라도 그 사람 앞에서 그대로 전하기는 매우 어렵다. 말 했다가 불이익을 받거나 곤욕을 치를 가능성이 다분하기 때문이다.
반면에 가십은 우회하여 사실을 전한다. 특히 나쁜 점은 가십의 내용으로 자주 회자된다.
정 궁금하면 떠다니는 가십에 조용히 귀를 기울여 보라.
듣고 싶지 않는 불쾌한 내 인물평이 거기에 있다. 회사 내에서 내가 처한 불리한 상황에 대한 정보도 있다.
좋은 방향으로 고칠 좋은 기회로 받아들이면 된다. 향후 운신에 도움이 된다.
영향력 행사 기능
가십은 제재(制裁)의 프로세스로서도 작용한다. 자기들과는 다른 생각을 하거나 다른 행동을 하려는 사람들을 골탕 먹인다.
그들의 이탈이나 일탈을 가십의 험담을 통하여 비판한다. 뒤에 숨어서 하는 비난이야말로 파괴력이 크다.
집단규범과 동류의식을
강화시킨다
이질성과 이단에 대한 그런 비판에는 어떤 가치가 내재한다. 특정 집단이 공유하는 규범이다. 가십을 통하여 이를 알리고 깨닫게 만든다.
가십의 교환이라는 프로세스를 통하여 어떤 행위가 우리 조직에 좋고 나쁜가를 인식케 한다. 집단규범에의 동조를 강화시킨다.
결국 그룹에 속하는 내부인과 속하지 않는 외부인을 구별하는 기준으로도 기능한다. 경계선 긋는 도구가 된다.
유희(遊戱) 기능
어떤 사람의 무엇에 대하여 몰래 소곤거리는 행동에는 스릴이 있다. 게다가 미소도 짓게 만드는 즐거움도 있다.
가십은 그래서 대화라는 상호작용행위의 조미료다. 향신료이기도 하다. 대화에 맛이 나게 한다. 재미라는 대화 촉진제 기능을 수행한다.
무언가가 귀로 들어오면 입으로 흘려 내보내는(口耳之學) 우리들 보통사람이다. 길거리에는 뜬소문(道聽塗說)이 퍼져 있다.
가십은 강한 자를 죽이는 약한 사람의 무기(武器)라는 말도 있다. 손에 쥔 거 많을수록 오염되지 않아야 입방아에 오르지 않는다.
기업의
헛소문 피해
개인만 소문의 표적이 되는가. 기업도 그 주인공이 되어 곤욕을 적지 않게 치른다.
힘 좀 쓴다는 대기업이라고 예외가 아니다. 물론 널리 알려진 식․음료회사도 당한다. 외식업체도 시달린다.
뿐만 아니라 특급 호텔이나 유명 부티크도 예외가 아니다. 잘 나가는 업체일수록 구설수에 더 오른다. 유명세다.
미국의 다국적 햄버거 체인이 1971년에 일본에 진출했다. 2년 후였다.
이제 좀 자리 잡나 보다 할 즈음이었다. 괴상한 소문이 나돌았다.
햄버거와 고양이와 지렁이
“누군가가 그 햄버거 가게의 뒤에 가보았다. 고양이 시체가 있었다. 햄버거에 고양이 고기 넣는다더니 정말인가보다.
점원에게 이야기를 했다. 그랬더니 점장이 나와서 소문 내지 말라며 4만 엔을 건네주기에 받았다더라.
어느 학생이 이 얘기 듣고 그 햄버거 가게에 갔다. “야옹!”고양이 소리를 냈다. 1만 엔을 받았다더라.”는 내용이었다.
15년 후인 1988년에는 햄버거의 재료가 고양이에서 지렁이로 바뀐 채 나돌았다.
햄버거의 본고장 미국은 어떤가? 비일비재하다.
지렁이를 재료로 한다는 소문의 진원지는 미국이다. 조그만 햄버거 가게를 중심으로 나돌기 시작했다.
1978년에는 세계 최대의 다국적 햄버거 체인이 그 주인공으로 등극! 미국 대륙에 퍼져나갔다.
급기야 그 해 11월 기자회견을 하기에 이르렀다. “100% 미국정부 검사를 마친 소고기를 사용”함을 밝혔다.
이어서 전국 홍보 캠페인에 들어갔다.
먹고 마시는
업종에 많다
개별 상품으로는 식품과 음료가 단연 많다. 그 중에서도 햄버거! 애용하는 이가 많아서다.
쥐, 고양이, 개의 고기 또는 지렁이가 들어간 햄버거, 고양이나 개의 사료를 쓴 햄버거다.
이물질도 있다. 그런 고기를 쓰고 있으니까 나온 게 아니냐는 간접증거로 언급된다.
별의별 게
다 들어간 먹거리
고양이의 눈, 쥐의 털, 사람의 손가락, 바퀴벌레, 톱밥, 판지 쪼가리가 들어있는 햄버거다.
잉어를 사용한 생선 튀김, 쥐나 손가락이 들어있는 핫 독, 손가락이 들어있는 소시지가 있다.
개나 고양이의 사료 또는 생고무가 들어있는 피자, 쥐 고기를 사용한 치킨, 지렁이가 들어있는 오트밀도 있다.
쥐 또는 음식물 찌꺼기가 들어있는 통조림, 성욕을 자극하는 캔디 또는 폭발하는 캔디, 거미 알이 들어있는 검도 나돈다.
발암물질이나
불임물질도
들어있다
음료의 경우에는 암을 유발하는 물질이 들어있다, 쥐가 들어있다, 맛이 갔다 등이다.
식음료에 국한되는 게 아니다. 불임을 유발하는 남성 팬티, 고양이 냄새 나는 향수도 나온다.
자동차는 예외? 그럴 리 있나. 트렁크나 후드 안에 시멘트가 가득 찬 자동차, 죽은 사람이 앉아 있는 자동차가 있다.
개별 회사도 당한다.
마리화나 밭을 갖고 있는 담배회사, 총기소지 규제를 지지하는 회사로 비난당한다.
마녀 또는 원리주의자가 지배하는 회사, 악마를 숭배하는 회사, 신흥 나치스 또는 PLO에 자금을 지원하는 회사라고 매도한다.
심지어는 화장실 욕조에 악어가 있다는 소문으로 시달린 유명한 호텔도 있다.
상업전설(商業傳說)의 종류
기업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소문은 유언비어(流言蜚語), 가십(GOSSIP), 도시전설(都市傳說) 가운데 도시전설의 한 유형이다.
소문 연구가들은 이를 상업전설(商業傳說 ; Mercantile Legends)라 부르고 있다.
상업전설은 다시 (1) 정직하지 못한 기업이라는 소문, (2) 부주의한 기업이라는 소문, (3) 사악한 기업이라는 소문으로 나누어진다.
부정직한 기업이라는 소문의 예; 햄버거를 소고기 대신 지렁이나 말 또는 쥐의 고기를 싸서 만든다.
부주의한 기업이라는 소문의 예; 손가락이나 바퀴벌레, 쥐, 거미 알이 나왔다.
사악한 기업이라는 소문의 예; 특정한 정치집단 또는 종교집단에 자금을 지원한다. 악마를 숭배한다. 마리화나 경작지를 소유하고 있다 등이다.
어떤 기업이
소문의 주인공이 되나
그러면 왜 상업전설은 특정한 기업이나 상품을 대상으로 생겨나는가? 네 가지 요인이 있다.
1. 기업 규모와 독점의 정도, 2. 독점 정도가 지역성, 3. 상품의 신구성(新舊性), 4. 개별기업의 업계 군림도(君臨度)다.
언뜻 보더라도 규모가 큰 회사와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기업이 타깃이 된다. 새 상품이 사업전설의 표적이 된다.
시장점유율이 높은 기업은 예상의 범위를 훨씬 넘는 많은 종류의 소문에 시달리게 된다. 실증연구 결과다.
규모 크고
독점력 있으면
표적되고
“음료 속에 쥐가 들어 있었다더라.”는 소문의 경우를 보자.
시장점유율 톱인 A 업체와 그 밑에 있으면서도 상위 그룹을 형성하고 있는 B 및 C 업체도 대상이 되었다.
소문을 조사한 결과 음료시장 점유율 24%인 A 업체의 소문 점유율은 96%나 되었다.
나머지 4%의 소문 점유율을 B 및 C 두 업체가 나누어 가졌을 뿐이었다.
결국 소비자들은 쥐가 들어 있었던 음료는 A 업체의 음료였다는 인식을 하고 있었던 셈이다.
지역독점에 따른
높은 인지도도
소문 불러
양탄자 속에 숨어 있던 독사에게 물렸다더라.”는 소문이 특정한 지역에 유행한 적이 있었다.
그 지역 주민들에게 잘 알려져 자주 찾아가는 쇼핑 몰이 그 양탄자 소문의 주인공이었다.
전국에 걸친 독점력은 없어도 어느 한 지역에서 독점의 지위를 향유하면 역시 헛소문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된다.
새로운 상품에는
헛소문 나돌아
전자레인지가 개발되어 시장에 나온 직후다. 고양이 폭사 소문이 나돌았다.
“고양이가 수영장에 빠졌다. 할머니가 물에 젖은 고양이를 데리고 갔다. 빨리 말리려고 전자레인지에 고양이를 넣었다.
스위치를 넣자 그만 폭발했다. 고양이도 산산 조각나서 죽었다.”는 내용이었다.
막대한 연구개발비를 들여 신상품을 출시한 업계는 문 닫을 뻔 했다.매출이 조금씩 늘다가 뚝! 고전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전파가 단시간 내에 음식을 조리하는 ‘신기함’이 소문의 원인이었다.
이 신기함이 물에 젖은 고양이도 말린다는 생각으로 이어졌다. 급기야는 폭발이라는 ‘신기한’ 이야기를 만들어 냈다.
제조업체에서는 뾰족한 대응방법이 없었다. ‘고양이를 말리지 마시오.’라는 문구를 사용요령에 추가시켰다.
인간생활의 변화나 변혁에는 반드시 소문이 동행한다. 지금까지의 생활습관을 바꾸는 새로운 기술도 마찬가지다.
인기가 폭발하는 새 유행이나 새 상품에는 헛소문도 뒤따라 유행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뉴욕의 최고급 호텔에서 점심을 먹었다. 빵이 아주 맛이 있었다. 조리법을 가르쳐 달라고 하였다. 설명서 한 장을 주면서 350 달러를 청구하더라.”
업계 최고에는
헛소문이 단골
“캐딜락의 트렁크에는 시멘트가 가득 들어 있더라.” “초일류 백화점에서 피아노를 샀는데 오르간 소리가 나더라.”는 소문은 구미에서는 자주 나돈다.
예외 없이 특정 업계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톱 업체가 소문의 주인공이다.
일부에서는 톱스타가 치르는 유명세 정도로 받아들이기도 한다. 그러나 오래 지속되면 이미지가 나빠진다.
신속하게 대처해야
기업에 대한 소문은 유명세로만 치부하기에는 악영향이 크다. 위기관리 차원에서 조속히 대처해야 한다.
기업 이미지 손상-매출 감소- 직원 사기 저하로 이어지는 vicious circle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엉거주춤하면 다른 분야에 악영향 연쇄 일으킨다.vicious spiral 된다.
―< 소문대처요령 >―
1단계 ; 정보의 수집
1-1. 소문의 내용과 유포범위 확정
1-2. 사실과의 대조
1-3. 소문과 사실의 차이 조사
2단계 ; 진실의 공개
2-1. 공식견해의 표명 2-2. 정보공개의 확충
3단계 ; 행동계획
3-1. 소문 전파지역 대책 2-2. 소문 발생원 대책
소문에의 대처는 3단계로 나뉜다. 1단계는 소문의 수집과 사실과의 대조, 2단계는 공식견해의 발표와 정보공개의 확충, 3단계는 소문진화행동이다.
먼저 정보의 수집부터
첫걸음은 소문의 내용이 무엇이며 어느 지역에 어느 지역에 퍼져 있느냐에 대한 정보의 수집이다.
조사 대상자는 소비자다. 소문을 알고 있거나 알고 있지 않거나 둘 중 하나다.
모르는 사람이 문제다. 내용도 모르는 이에게 물어 보아야 답이 나오지 않는다. 긁어 부스럼 될 우려도 다분하다.
소문조사 자체를 알리고 싶지 않고 눈치 채이고 싶지 않은 심정이 정확한 의사소통에 지장을 초래하기도 한다.
유통단계별로
조사한다
그렇다 하더라도 정확한 정보가 수집되어야 적확한 대책수립이 가능하다.
먼저 도매업자로부터-> 중간 도매상-> 소매상에 이르는 유통단계를 통해 추적한다.
어느 지역에 어떤 소문이 퍼져 있는가를 조사한다.
그런 다음에 소비자를 대상으로 소문의 존재와 내용을 하나하나씩 파악한다.
여기서 꼭 알아내야 할 사항이 있다. 소문을 얘기하는 사람들의 마음이나 기분이다.
그들의 어떤 심리가 그들을 소문 참여자를 만들었는가. 상품에 대한 이해부족인가? 아니면 불안감인가?
이를 잡아내야 소문을 만들어 내거나 전파시키는 바로 그 핵심에 초점을 맞춘 대책이 나온다.
정확한 정보를 토대로
사실 그대로를 공개해야
정보의 수집-분석-평가-대조를 공식견해가 작성된다. 발표와 더불어 정보공개도 수행한다.
공식견해의 표명은 신중하여야 한다. 거짓이 담기면 애매모호함을 증폭시킨다. 간단명료하고 납득되는 안심정보여야 한다.
책임을 회피하거나 진실을 은폐해서는 안 된다. 사실 그 자체를 숨김없이 공개하여야 한다.
그 내용도 소문의 진상을 밝혀 의구심이 남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책임 있는 사람이
전면에 나서야
마지막으로 회사의 책임 있는 임원이 직접 설명을 하여야 한다.
소비자 간담회나 상품 설명회가 좋다. 해명자료 배포가 아니라 정보교류의 장(場)이다.
무시와 송사는
기업을 추락시킨다
얼토당토 않는 소문은 아예 무시해야 한다고 하는 전문가도 있기는 하다. 부정(否定)전략은 위험하기 짝이 없다.
그런 소문은 그런 소문대로 진지하게 대응해서 의혹을 풀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소비자는 그 소문을 믿어버린다.
헛소문을 내는 사람이나 조직을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하는 방안을 즐겨하는 기업도 있다. 선전효과도 있다고?
송사에 휘말리면 회사의 이미지는 망가진다. 그럴 시간과 자금과 인력과 정력이 있으면 쓸 곳이 따로 있다.
소비자와의 진실한 대화에 투입하는 게 몇 배 효과 있다. 최종 심판자는 법이 아니다. 나의 고객이다.
괜스레 긁어대고, 벌리고, 발라내고, 후벼대는 爬羅剔抉(파라척결)세상이기도 하다. 그럴수록 정직이 최선책이다.
그 사람들 그렇지 뭐
스캔들에 휘말린 연예인의 반응은 천편일률이다. TV나 라디오 프로에 나와서 하는 말은 모두가 부인 일색이다.
“그런 일은 ‘절대’ 없었다. 정말 헛소문이다.”라고 ‘절대’를 강조한다. 낭자한 소문을 시종일관 부정만 한다.
이를 보거나 듣는 사람의 반응은 정반대다. “아니다”라고 하면 할수록 더 반대로 생각한다.
그 프로를 통하여 비로소 알게 된 사람조차도 “그러면 그렇지! 그렇게 하고도 남을 사람이야!”한다.
인간은 선입견과 편견의 포로다. 일반인들의 뇌리에는 그러한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에 대한 선입견이 있다.
경험 상 그들의 불륜이라든가 이혼이라든가 하는 가십은 대개 사실로 밝혀진 경우가 많았다.
따라서 스캔들을 달고 다니는 부류라는 편견이 일반인에게 형성됐다.
그 사람들은 의례 그러려니 하는 상태가 이미, 그리고 당연히 자리 잡고 있다. 아니라고 해 봐야 그 반대로 받아들인다.
소문은 부정하면 역효과
1981년의 일이다. 햄버거 체인에서 평소 이용하던 TV를 통해서 지렁이로 스프 만든다는 소문에 대한 대응광고를 했다.
세 가지 유형으로 내보냈다. 첫째 유형은 부정(否定)전략; 지렁이를 쓴다는 얘기는 중상모략이다. 절대로 그런 일 없다.
둘째 유형은 소문을 인정하는 대항(對抗)전략; 지렁이로 만든 맛있는 스프가 있다. 어느 곳에서 제공하고 있다.
셋째 유형은 부정도 긍정도 아닌 무시(無視)전략; 이도저도 닌 애매모호한 내용이었다.
결과; 부정전략이나 무시전략의 광고를 들은 사람들은 지렁이 스프 소문을 진짜라고 믿었다.
반면에 대항전략의 광고방송을 들은 사람들은 그 소문을 믿지 않았다.
소문을 인정하고 들어가면
오히려 소문 믿지 않아
세 유형 가운데 부정전략은 소문의 내용을 명확하게 부인한다. 공격형이다.
나도는 소문을 그대로 제시한다. 그런 다음 그 내용이 왜 근거가 없으며 신뢰성이 없는지를 반증(反證)한다.
메스 메디아를 다양하게 활용한다. 돈도 많이 들인다. 전력을 투구하여 악성루머로부터 탈출하려 한다.
나아가 최악의 경우에는 소문을 퍼트리는 주체를 찾아내려고 한다. 그런 기업이나 개인을 상대로 고소를 하기도 한다.
대항전략은 소문을 부정하지 않는다. 그러면서 동시에 소비자와 사회를 위한 유익한 활동을 어필한다.
소문이 지니고 있는 부정의 이미지에 대항하여 회사가 지닌 긍정의 이미지를 알리는 방식이다.
부정이나 무시 전략은
언제나 실패?
무시전략은 어떠한 반응도 보이지 않는다. 소문이 나도는 그 상태 그대로 놔둔다.
내용이 사소해서 모른 척 하면 저절로 소멸되리라 생각되는 경우다. 부정하면 더 퍼질 우려가 있다고 판단될 때 쓰인다.
부정이나 무시 전략으로는 소문이 사라지지 않는다. 이미지 손상도 치유되지 않는다.
중립성 견지한
제3자가 나서면?
그러나 대항전략은 성공한다. 이는 원칙이라 할 일반론이다. 그러나 예외도 있기는 하다.
공신력이 있는 기관이 사실을 제시하는 부인방법은 소문을 잠재우기도 한다. 전문 연구기관의 사실조사결과는 그런 예이다.
소문을 알고 있는 사람과
모르고 있는 사람
아울러 소문을 이미 잘 알고 있는 사람에게도 부정이나 무시 전략이 주효할 경우도 있다.
하지만 소문을 모르고 있는 사람에게는 통하지 않는다. 때문에 상대방 파악에 주의해야 한다.
소문을 전혀 몰랐던 사람은 “그런 일도 있었구나! 오죽하면 저렇게 발뺌을 하고 야단일까!” 하는 심리상태가 된다.
긁어 부스럼 만든다. 모르고 있던 다수의 사람 사이에 새삼 소문을 퍼트리는 결과가 된다.
소문은 부정하기도 어려워
소문이라는 괴물은 이 사람의 입에서 저 사람의 귀를 통하여 퍼지는 내밀한 개별행위다.
사람마다의 뇌리에 자리한 기억을 지워져야 소문은 사라진다. 이런 말소작업이 어디 쉬운가.
또한 소문을 알고 있는 사람은 이를 전하고 싶은 욕구를 주체하지 못한다는 점도 문제다.
소문의 부인은 가능하다 하더라도 동기나 배경 또는 욕구까지는 소멸시키지 못 한다. 그러므로 전파의 방지는 매우 어렵다.
잘못된 정보로 잘못 이미지가 형성되어 일단 입력되고 나면 고치기가 쉽지 않다.
대상이 된 기업이나 개인은 치명타를 맞고 만다. 원상회복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소문이
기정사실로 되는 패턴
세상에는 별의별 주간지가 다 나온다. 스포츠 신문도 그게 스포츠신문인지 의심스러울 지경이다. 큰코다치게 하는 매체다.
옐로 페이퍼에 소문이 기사화된다. 이를 TV나 라디오나 신문에서 받아서 보도한다. 이렇게 해서 기정사실로 변해 버린다.
이 패턴에 말려들면 탄탄한 기업도 도산한다. 멀쩡한 사람이 흉악범 되고 만다.
소문으로부터 자유로운 대상은 없다. 누군가가 보고 듣고 있기 때문이다.
원인제공자는 바로 우리 회사이고 나 자신이다. 행태와 처신을 깨끗하게 함이야말로 최선의 예방책이다.
Word Of Mouth
WOM(Word Of Mouth)은 새로운 스타일의 소문이다. 소문의 특성 일부를 공유한다.
WOM은 기업이나 상점의 제품 또는 서비스에 대하여 좋다 또는 나쁘다는 품평(品評)이다.
이 평가정보(評價情報)가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구전정보(口傳情報)다.
사용해 본 경험은 학습된다
일본에서는 WOM을 입 口= 구찌+ 코뮤니케이션 = 구찌코미라 한다. 광고의 한 형태 입소문 광고다.
물건 구입 후 행동패턴은 별로 차이가 없다. 사용해보고 마음에 들면 잘 샀다고 생각한다. 기분이 좋다.
그러나 결과가 영 시원치 않은 경우도 있다. 마음에 안 들어 구석에 처박아 두게 된다.
소비자 행동이론에 의하면 이와 같은 사용경험은 학습되고 기억된다.
그리고 이 경험은 다음 구매행동에 영향을 미친다. 기분 좋았던 기억은 전에 샀던 그 브랜드를 또 선택하게 만든다.
입소문의 형태로
구매에 영향을 미친다
여기에 간과해서는 안 될 중요한 소비자 행동이 있다. 타인의 선택에 입김으로 작용한다.
만족한 경우에는 그 브랜드를 주위 사람에게 자랑한다. 내가 산 그 제품을 사라고 권한다. 적극 선전해준다. 구전정보다.
불만인 경우에는 입에 거품을 물고 악선전을 해댄다. 당연한 반응행동이다. 입소문이다.
입소문은 구매행동 후 언제나 생기는가? 아니다. 특히 좋다고 선전해주는 포지티브한 입소문은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
긍정하는 입소문은 드물어
소비자가 내 돈 내고 상품을 구입하거나 서비스를 받고자 할 때에는 얻고자 하는 일정한 기대감이 있기 마련이다.
만약 그 기대가 충족되었다면 이는 아주 당연한 일이다. 내가 낸 돈 값어치를 하는 당연한 귀결이다.
그저 당연한 보통의 만족감이라면 굳이 다른 사람에게 좋다고 선전할 리 없다.
입소문이 가능하려면 상품이나 서비스가 아주 좋아야 한다. 다른 사람에게도 권하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여야 한다.
역시 좋은 물건이어야
입소문 난다
입소문이 나려면 첫째; 상품이나 서비스 그 자체가 아주 우수하여 감동케 만들어야 한다.
정말 마음에 들었을 때 당신은 어떤 상태가 되는가? 자랑하지 않고서는 입이 근질근질하여 배겨나지 못한다.
그리하여 주위의 이 사람 저 사람에게 말하게 된다. 기업이나 상점 입장에서는 무료 자원봉사 선전요원인 셈이다.
둘째; 파격할인가격으로 산 경우다. 또는 아주 편리하거나 묘한 상품을 구입한 경우다.
이때 나만한 쇼핑고수(高手)가 어디 있느냐는 식의 기분이 들게 된다. 자랑하려고 입소문에 열 올린다.
셋째; 상품을 사용해 보니 아주 편하거나 건강에 좋은 경우에도 친한 사람에게 알려 경험을 공유하려고 한다.
입소문에 그치지 않고 아주 친한 사람에게는 아예 그 상품을 사서 선물하기도 한다.
넷째; 광고나 시엠송에 이끌려 물건을 산 다음 입소문을 내는 경우가 있다.
“널 그만 먹기 아까워”라는 선전 문구를 보고 캔디를 사 먹는다. 정말로 그만 먹기 아깝다며 친구들에게 입소문을 낸다.
광고에 현혹된 행동이기는 하다. 그러나 소비자가 입소문에 나섰다는 점은 그 상품이 인정받았다는 증거다.
상품광고는 이 제품은 이러이러한 점이 좋다. 당신도 한번 써보라는 식이 대부분이다.
입소문은
작위 또는 의도가 없어
이를 듣는 소비자는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물건을 팔려는 의도가 있기 때문이다.
경험의 전달이라
순수하게 받아들여
입소문은 스스로 하는 행동이다. 자발(自發)이다. 무의도성(無意圖性)이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받아들이게 한다.
아울러 실제로 사용해 본 경험을 전하는 행동이다. 광고와 같은 기억의 주입이 아니다. 일방통행도 아니다.
대화라는 쌍방향 접촉을 통해 이루어진다. 진실성 감지한다.
옛날에도 있었다. 보부상은 정치와 세상 돌아가는 모양새를 전했다. 남정네 WOM이었다.
방물장수 아줌마는 패션과 액세서리에 gossip과 scandal을 얹어 팔았다. 여성전용 WOM이었다.
입길에 오르면 망한다. 입소문은 대박도 터트린다. 어떻게 해야? 방법 다 안다. 좋은 물건 만들고 멋진 서비스하기!
실망하는 소비자
구입한 상품에 대하여 감동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오히려 기대감을 배신당하는 케이스를 우리 모두가 자주 경험한다.
좋은 물건인 줄 알고 샀다. 한번 써보았더니 예상 이하다. 불편하거나 금방 고장이 나버리고 말았다.
기대 이하의 상품도 허다하다. 한 두 번이 아니다. 이럴 때 우리는 어떤 행동을 하는가?
그럭저럭 참고 지낼 정도라면 몇 번 쓰다가 버린다? 아까운 내 돈을 들여 산 물건이라 버리지도 못한다. 내내 속만 끓인다.
구입한 물건이 기대 이하거나 불량품이어서 앙앙불락할 때 당신이 취하는 행동은?
탈출(脫出)행동
고정(苦情)행동
소비자의 문제해결 시도양태는 탈출(脫出)행동과 고정(苦情)행동의 두 가지가 있다.
1. 탈출행동; 상품을 구입한 가게나 메이커를 더 이상 이용하지 않는다. 인연 끊기다.
2. 고정행동; 그 가게나 제조회사에 수리나 교환을 요구한다.
악담(惡談)을 두려워해야
현실에 있어서는 탈출행동과 고정행동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소비자에게는 입(口)이라는 무기가 있다. 입을 사용한다 한들 닳아 없어지지는 않는다. 돈도 들지 않는다.
그래서 수시로 쓴다. 주위 사람들에게 “그놈의 회사의 그 망할 물건은 정말 형편없다.”
“공짜로 준다고 해도 받아봤자 네 속만 상하게 된다.”는 등 악담과 험담을 시도 때도 없이 내뱉기 마련이다.
입소문이 유통되고 만다. 탈출행동이나 고정행동과 동시적으로 또는 축차적으로 이루어지는 나쁜 입소문이다.
애프터서비스가 나쁘면
입소문은 더 퍼져
그 가게나 메이커에 대한 탈출행동이 용이하지 않으면 입소문을 빠르고 심각하게 전파시킨다.
특히 물건의 수리나 교환을 시도하는 고정행동이 용이하지 않으면 아주 고약한 입소문을 스피디하게 퍼트린다.
불만을 터트릴 서비스 센터를 찾기 어렵거나 반품을 받아주지 않으면 입소문 행동은 반드시 나타난다.
반대로 고정행동 하기가 쉬우면 입소문도 적어진다. 애프터서비스가 충실해도 그렇다.
어느 상품이나 어느 서비스건 소비자의 만족보다는 불만을 초래하기가 쉬운 법이다.
소비자 구미에
딱 맞는 게 있다고?
입에 딱 맞는 상품이나 서비스는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소비자의 불평이나 불편을 바로 고정행동으로 흡수하는 장치가 요긴하다.
뭔가 불만을 느낄 때 간단하고 빠르게 고정(苦情)하는 수단을 만들어 두는 게 입소문 줄이는 최상의 방법이다.
히트상품으로 뜨게 하는 힘
히트상품- 폭발하듯 팔려 유행상품이 된 물건이다. 제품이나 서비스를 시장에 내놓는 사람마다 꿈꾸는 상황이다.
책방에는 그래서 히트상품의 비밀이라든가 유행의 해부 등등 관련분야의 책들이 시선을 끌도록 진열되어 있다.
그러나 아주 중요한 사항인 입소문의 힘을 경시하는 경향이다. 매사를 논리로만 생각한다. 말로만 감성을 강조한다.
인지도를 높이는 데에는 메스 메디아가 유효한 면도 있다. 쉽기도 하다. 방송광고만이 히트상품을 만들지는 못한다.
입소문이
히트 치게 만들어
각종 메스 메디아를 통하여 집중적으로 광고하고 선전하는 동안에는 그 광고와 선전에 힘입어 잘 팔릴지도 모른다.
광고와 선전을 중지하면 매출은 급격히 떨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돈 더 들여 지속해야 한다.
히트상품은 광고와 선전으로 만들어지지는 않는다. 소비자의 입(口)이 협조해야 한다.
상품을 구입한 소비자 자신이 입소문의 주인공이 되어 생생한 경험광고를 할 때 비로소 히트상품은 탄생한다.
모 스낵 회사에서는 입소문을 바탕으로 한 제조-판촉 방법을 쓰고 있다.
중요한 건
personal emotion
시제품을 몇 가지 만들어 우선 여고생들에게 무료로 제공한다. 군것질 즐기는 이 여학생 사이의 입소문을 측정한다.
맛있다고 소문나는 상위 제품군을 집중 출하시켜 히트반열에 올려놓곤 한다.
맛이 있다거나 좋다 나쁘다는 성분분석표 들여다 본 다음에야 판단되는 게 아니다.
그 작디작은 글씨는 읽기도 어렵다. 누가 그걸 보겠는가. 성분수치가 맛 결정한다고 누가 그러던가.
어떻게 느끼느냐에 달려 있다. 감성과 감정이다. 짜증나게 하고 화나게 만들면 망하는 길 선택해서 가는 중이다.
누가
뉴스를 운반하는가?
매스컴의 힘은 매우 크다고 누군가가 말 하면 이의 제기하는 사람은 없다. 영향력을 당연지사로 받아들인다.
그러나 투표행동이나 소비행동은 그렇지 않다. 매스컴보다는 퍼스널 커뮤니케이션의 힘이 더 크다.
퍼스널 커뮤니케이션이란 무엇인가? 다름 아닌 입에서 귀로 전달되는 소문이다.
돌연한 방송 중단
일본. 1993년 1월 6일 수요일 밤 8시 45분. 시청률이 가장 높은 시간대였다.
모든 채널이 진행 중이던 방송프로를 중단시켰다. 임시뉴스를 내보내기 위해서였다.
어느 방송국에서는 퀴즈프로 마지막 문제의 정답을 방송하기 직전에 그쳐야 했다. 그 정답은 지금까지도 잊혀진 상태다.
일본 황실의 황태자비(皇太子妃)가 결정되었다는 긴급뉴스 때문이었다.
황태자비가 결정되었다는 사실은
빅 뉴스였다.
보도여부 결정에
작위(作爲) 개입
이 뉴스와 관련하여 방송계는 커다란 오점을 남겼다.
보도협정(報道協定)이 문제였다. 당시는 황태자비를 간택하는 도중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만약에 보도가 되면 간택에 지장을 초래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전달됐다.
언론사 간에 취재는 하되 보도는 하지 않는다는 보도협정이 체결됐다.
보도협정은 인질이나 납치와 같은 사람의 생명에 관한 사항에만 체결한다는 룰이 있었다. 이 룰을 무너트리고 말았다.
더 기묘한 현상도 일어났다. 미국신문 워싱턴포스트는 그날 황태자비 이름까지 버젓이 넣어 보도했다.
매스컴의 은폐가
소문을 낳아
일본신문은 보도협정에 덜미가 잡혔다. 뻔히 알면서도 기사를 쓰지 못했다. 자살행위였다.
이와 같은 사례는 메스 메디아는 경우에 따라서는 뉴스를 전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정보가 우리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 은폐되는 경우도 많다는 점을 깨닫게 한다.
그렇게 되면 우리들이 정말로 정보가 필요할 경우에 메스 메디아가 진실을 보도해 줄지가 의문점으로 남는다.
메스 메디아를 향한 이와 같은 불신감이야말로 소문을 기대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만들어 내는 온상이 된다.
뉴스 수요자를
우롱하는 매스컴
공(公)채널이 정보를 제때 제대로 제공하지 않는 현상이 퍼스널 커뮤니케이션이라는 보조채널에 의존케 만든다.
워싱턴포스트 게재시각은 일본시간으로 오후 3시였다.
뉴스로 나간 시각은 오후 8시 45분. 시간차는 5시간 45분이었다.
저녁 6시 정시 뉴스 시간에도 보도가 되지 않았다.
그러다가 시청률이 제일 높은 때에 정규프로를 중단하고 임시뉴스 형태로 나갔다.
왜 임시뉴스의 형태를 취하지 않으면 아니 되었는가? 왜 빨리 보도하지 않았는가?
이 점에 대하여 많은 사람들은 일본 메스 메디아의 습성을 지적하였다.
여전히 시청자들이나 독자들을 우롱하는 못된 자세를 버리지 못하고 있다는 비난이었다.
뉴스 전달여부를
좌우하는 어떤 의도
뉴스 보도와 관련하여 관심을 가져야 할 사항은 메스 메디아의 뉴스전달의도다.
메스 메디아의 영향력의 크기를 측정하는 척도가 있다. 그 하나가 전달의 속도와 범위이다.
황태자비 결정 뉴스를 왜 언론은 자살행위라는 소리를 들어가면서 시청률이 제일 높은 시간대에 임시뉴스로 내보냈는가?
저울질하는
뉴스전달의 속도와 범위
다른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다. 이왕이면 극적으로 순식간에 많은 사람들에게 전하려는 의도가 작용한 때문이다.
황태자비 결정에 대한 시청률은 즉각 환류(還流)되어 보도됐다.
뉴스가 나간 직후 15분간에 35%-> 1시간 15분 후 63%의 사람들이 알게 되었다. 당초 의도를 달성하게 되었다.
국가정책= 황실존중의 방침에 의거한 보도관행의 재현이었다. 방송시간을 통제하여 여론몰이를 했다.
뉴스가 중요성이 없거나 긴급성이 없더라도 어떤 의도가 있으면 술책사용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그렇기에 조직방호차원에서 공보실이나 홍보실을 두게 된다. 여론조작에 나선다. 어리석다.
뉴스는 시간대가 좌우
TV나 라디오 또는 신문에서는 특정 사안을 상당히 중시하여 보도할 때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뉴스의 전파속도는 의외로 낮은 경우를 왕왕 보게 된다.
이는 뉴스가 전파되는 속도가 여러 요인에 의하여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특히 발생 시간대가 중요하다.
당연한 일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보거나 듣는 요일과 시간이 있다. 이때 발생하면 빨리 전해진다.
이에 반하여 낮에 일어난 사건사고는 그렇지 않다. 사람들이 대부분 일하고 있거나 외출한 상태이다.
따라서 매스 미디어에 접촉할 기회가 적다. 좀처럼 뉴스가 전해지지 않는다.
다음으로는 사건사고의 발생이 어느 정도 예상되었었느냐의 여부다.
예상 가능성과
사안의 중요도
대통령 암살, 우주선 폭발, 삼풍백화점이나 성수대교의 붕괴 등은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다.
그래서 아주 강한 충격과 더불어 아주 빠른 속도로 퍼진다. 나아가 중요도가 높으면 전파속도는 더 빠르다.
무엇이 중요한가? 이 판단은 어렵다. 대체로 사람들의 생활을 위협하느냐의 여부가 기준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많은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면 클수록 중요하다고 평가한다.
마지막으로 뉴스가치가 있다. 이는 미디어 측에서 판단하는 기준이다.
뉴스로서의 가치는?
관심을 가진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뉴스가치가 있다. 아울러 중요도와 상관관계가 있는 경우도 있다.
유명인사의 결혼과 같은 소프트 뉴스는 중요도는 낮다. 그러나 뉴스가치는 높다.
또 한 가지 의외의 연구결과가 있다. 한 사건에 대하여 기사로 취급한 양이 중요도나 뉴스가치의 지표가 되느냐다.
기사 양과 뉴스전파속도 사이에는 전혀 관계가 없다는 결과가 나왔다. 미디어가 떠든다 해서 소비자가 수용하지는 않는다.
기사수와 도달률은 -0.13,문자수와 도달률은 0.02의 상관관계가 나왔다. 뉴스의 양과 전달 간에는 상관관계가 없었다.
무시 못 할 개인속성
매스 미디어의 존재양태나 사회구조도 뉴스의 전파를 좌우하는 요인이다.
인터넷과 통신위성은 뉴스전달시스템을 근저로부터 뒤흔들어 놨다. 전파방식에 강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외에도 인구구성과 개인속성도 있다. 성별, 연령, 학력, 지능, 지식, 관심이 그것이다.
개인속성이 매스 미디어에 접촉하는 행태에 영향을 미친다. 당연히 뉴스전달속도에도 영향을 미친다.
뉴스의 전파에는 이처럼 여러 요인이 관련되어 있다. 어느 무엇이 뉴스의 전파를 규정한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대지진이 일어나고
지하철 사린테러도 겹쳐
중요한 뉴스라 해서 빨리 전해지지는 않는다는 사실, 대서특필한다 해서 모두에게 도달하지는 않는다는 사실만은 확실하다.
그렇다면 어떤 요인이 뉴스의 전파에 힘을 발휘하는가?
1995년의 일본은 큰 사건으로 얼룩진 해였다. 대지진(阪神大震災)이 일어났다.
신흥종교인 옴진리교(眞理敎)의 도쿄(東京)지하철 사린 살포 테러도 발생했다.
제2차 세계대전 패전 직후를 제외하고는 일본열도의 민심이 이때처럼 흉흉한 적이 없었다. 사회불안도 고조되었던 시기였다.
이 와중에 4월 19일 낮 12시 55분 요코하마(橫浜)역에서 악취가 풍기는 사건이 터졌다.
또 사린테러 발생했다!
경찰과 소방 신고전화 110과 119가 연이어 울렸다. 역구내에서 심한 악취가 난다면서 사린냄새라는 신고였다.
TV와 라디오에서는 연이은 현장중계로 야단법석을 떨었다. 실은 야쿠자 조직원이 던진 분뇨의 냄새였다.
해프닝이었다. 그러나 이 사건은 옴진리교의 또 다른 사린테러로 알려졌다.
사건 발생 3시간 만에 80%의 사람들에게 그렇게 알려졌다.
범인체포와 사건전모가 발표되었다. 그런데도 12시간이 된 시점에서는 100%의 사람들이 사린테러로 알고 있었다.
입소문의 가공할 전파력
뉴스의 전파에 대하여는 속도 외에 어떤 방법으로 알게 되었느냐는 점도 관심의 대상이다.
매스 미디어라는 공(公)채널로 알게 되었는지 아니면 퍼스널 미디어라는 사(私)채널로 알게 되었는지의 여부다.
점심시간대인 한낮에 발생한 요코하마 역구내 악취사건의 경우 어떻게 알게 되었는가? 아주 흥미로운 조사결과가 있다.
49%는 친구에게서 + 5%는 가족에게서 들었다 했다. 54%가 퍼스널 미디어였다.
이러한 실태는 공포감을 불러일으키고 불안감을 야기하는 사건일수록 현저하게 나타난다.
뒤숭숭하면
잘 작동하는 입소문 채널
비록 사소한 사건이라도 공포와 불안이라는 심리에 연계되면 악성소문은 퍼스널 미디어를 통하여 급속하게 전파된다.
보내는 사람과 받아들이는 사람이라는 두 매체가 있어 소문이 날아다니고 뉴스가 전파된다.
소문과 뉴스의 전파 메커니즘은 동일하다. 그리고 센세이셔널 한 내용일수록 전파력이 크다. 즐기는 사람이 존재해서다.
매스 미디어가 전하는 뉴스가 사람들에게 전해지는 이유는 매스 미디어를 탄 소식이어서 그런 게 아니다.
사람들이 알고 싶은 뉴스인데다가 이 뉴스를 들은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전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기 때문이다.
매스 미디어의 힘과 퍼스널 미디어의 힘이 결합할 때 비로소 뉴스가 널리 스피디하게 퍼진다.
정보통신의 수단이 매스 미디어와 탁상전화에 한정되었던 시대는 수신(受信)의 시대였다.
오늘날은 컴퓨터와 휴대폰과 위성통신이 내 곁에 있다. 언제라도 소문과 소식을 전하는 발신(發信)시대다.
그 만큼 소문관리가 어려워졌다. 부작용이 크다. 반면 입소문이 히트상품 만들어 낸다. 좋은 사람에게는 좋은 시대다.
소문은
여전히 살아 있어
소문은 인간과 그 역사를 함께 해온 아주 오래 된 미디어다.
문자가 발명되기 이전의 사회에서는 오직 입을 통한 전달만이 있었다. 구전(口傳)이 유일한 커뮤니케이션 경로였다.
소문이 소식을 전했다. 평판을 만들어냈다. 어떤 사실을 긍정하고 부정하여 폭동이나 전쟁을 야기하고 반전시켰다.
문자가 발명됐다. 신문이 나왔다. 라디오와 TV가 보급됐다. 오디오 비쥬얼 세상이 됐다. 그래도 소문은 여전했다.
정보의 부족과 정보전달의 지체현상이 소문을 낳았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미디어의 발달은 소문의 소멸로 이어져야 한다.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오히려 소문은 더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정보홍수가
소문갈증 키워
거기에다가 새로이 등장하여 필수품이 된 컴퓨터 미디어. 전달력에 있어서 막강한 파괴력을 행사하고 있다.
누구라도
누구에게나 정보 발신
이 컴퓨터 미디어가 소문에 끼친 영향은? 정보발신기능과 커뮤니티 형성기능으로 대별된다.
먼저 컴퓨터 통신의 발신(發信)기능이다. 정보발신은 누구에게나 가능하다. 가리지 않는다.
특히 불특정 다수에게도 발신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심대하다.
전혀 알지 못하는 이에게 거리낌 없이 발신한다. 가벼운 기분으로 말을 건다. 이런 미디어로는 컴퓨터가 사상 최초다.
기실 컴퓨터가 막강한 영향력을 갖게 된 최대의 이유는 불특정 다수에게 발신하는 기능을 보유하고 있어서이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컴퓨터 미디어는 정보발신자로서의 영향력을 만들어냈다. 기존 매스 미디어의 파워를 약화시켰다.
그러나 그 누구라도 정보를 발신하는 시대의 도래에 일말의 불안감이 내습한다.
소문에 대하여 느끼는 불안감과 같은 불안의 하나는 신뢰성 불안이다.
검증 부재의
컴퓨터 미디어
우선 정보를 보내는 자가 누구인지 잘 모른다. 그런 상황에서 그 내용을 신뢰해도 되는가.
종래의 매스 미디어는 기자와 편집자라는 전문가의 검증을 거친다. 컴퓨터 미디어는 그런 검증시스템이 없다.
따라서 미확인 정보, 전문(傳聞)정보, 추측과 억측으로 조립한 정보일지도 모른다는 불안을 배제하기 곤란하다.
불확실한 정보의 확산
다음에 네트 상에서 횡행하는 익명(匿名)정보의 문제다. 자신의 비익과 은닉이 무책임한 발언의 창궐을 초래한다.
확산력(擴散力)을 지닌 전자 네트워크에서는 불확실한 정보가 용이하게 널리 유통된다는 불안감도 있다.
인터넷에 접근하는 는 사람의 수효가 신문이나 라디오나 TV에 비교되지 않는다. 훨씬 많다.
사회의 방방곡곡과 지구의 이곳저곳에까지 1:1 대인정보를 전달한다. 기존 미디어가 추수 불가능한 유통 파워다.
어느 이념집단이 세 확장을 위해 컴퓨터 미디어를 이용해서 근거 없는 소문을 유포시킨다면?
개인의 파멸과 기업의 도산이 문제가 아니다. 민족, 종교, 인종, 지역, 국가 사이의 내란과 전쟁도 불러 온다.
사이버 커뮤니티
컴퓨터 통신은 네트 속에 사람들이 모이게 하여 커뮤니티를 만든다. 네트 인간관계 형성이다.
직접 얼굴을 맞댈 필요가 없다. 만나려고 일부러 먼 길 떠나는 수고를 하지 않아도 된다.
지역과 시간의 제약을 받는 사람들이 모인다. 나이가 다르고 직업이 다르고 성(性)이 다른 가운데 결집한다.
IT가 만들어내는 세상이다. 사이버 커뮤니티다.
테러집단이 이를 이용하고 있다. 조직원을 모집하고 교육시키고 자살공격을 지시한다. 자금도 흘러들어오게 한다.
정보기관은 군침 흘린다. 사이버를 장악하면 테러도 박멸할 거라는 망상을 한다. 모든 네트의 정보 모두를 감시한다.
사이버 커뮤니티는 문화의 동일성 내지 관심의 공감대를 토대로 우리끼리의 구성원 사이에 퍼지는 가십의 속성과 상통한다.
컴퓨터 미디어는 매스 미디어의 건너편에 있는 개인으로 하여금 정보의 흐름을 주도하도록 조력한다.
집단을 형성하여 영향력도 행사한다.
개인의 발언력과 부작용
전자 네트워크의 발달로 개인의 발언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큰 힘을 발휘하게 되었다.
과거에는 그저 한 개인의 불평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는 전파력 때문에 대기업이 항복 하고 유명인사가 추락한다.
누구라도 하는 컴퓨터 발언이 부작용도 만들어 내고 있다.
소문과 동거하는 사회
왕왕 진실이 왜곡되고 사실이 조작된 정보가 만들어져 사회문제를 야기한다.
사이버 명예훼손과 모욕과 중상모략이 횡행한다. 익명성이 사이버 공간을 오염시킨다.
치고 빠지면 그만이라는 식이다. 게리라 전법인가. 죄책감이 있을 리도 없다.
피해자는 컴퓨터 미디어의 엄청난 순간 전달력과 영향력에 매몰된다. 원상회복은 불가능하다.
네티즌의 에티켓이 외면당하고 있다는 증좌다.
그러나 이를 방치하면 네트워크를 통하여 소문이 소문을 증폭시킨다. 불신사회가 되고 만다.
법으로 처벌하는 방식은 사회규범 확립방책으로서는 하수(下手) 중에서도 하수다.
이 글을 처음 연재하기 시작한 2000년대 중반. 당시 화제 중 하나가 무엇이었는가.
핸드폰 도청 가능성 여부였다. 도청되느니 도청 못하느니 설왕설래했다.
첨단기술의 역습(逆襲)
소문의 증폭과 일상의 도청
도청이 왜 안 되겠는가. A라는 새 기술 나오면 바로 A'라는 복제기술 등장한다. 얼마든지 통화내용을 엿듣는다.
그래서 핸드폰 안 쓴다? 오히려 손안의 통신기기 핸드폰을 이용한 Social Network Site를 통신의 대세로 만들었다.
기술개발 덕에 별의별 소식과 소문을 실어 나른다. privacy 침해의 위험도 증대했다. 그래도 손에 쥐고 산다.
소문이 일상화된 사회다. 일일이 체크하여 처벌한다? 전수(全數)검열도 가능하지만 도감청(盜監廳)을 허용하면 안 된다.
소통철학이랄까 교신문화가 그래서 필요하다. 자율규제!
소문보다는 사실이 통하는 사회가 살기 좋은 사회라는 걸 깨달아 나가는 와중이다.(소문의 사회학 潤色 2013년 8월 終了)
출처:jkStyleLifeⓔjabjiintellig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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